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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AI 시대에 다시 생각하는『인문학(Humanities)』의 본질== {{box | align=left | width=100% | content= 여러분들은 공자의 가르침을 기록한 『논어』의 첫 구절을 들어보셨겠지요?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논어』, 학이) 이 짧은 문장 안에는 인문학의 본질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 요소는바로 ‘학(學)’, ‘습(習)’, 그리고 ‘열(說, 悅)’입니다. 먼저 ‘학(學)’은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 일입니다. 새로운 사실을 알고, 새로운 관점을 이해하며, 이전에 몰랐던 것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근현대 교육과 연구는 대체로 이 영역에 집중해 왔습니다. 다음으로 ‘습(習)’은 그렇게 배운 지식을 실제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배운 것을 자신의 행동과 경험 속에서 시험해 보고, 적용해 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열(悅)’은 그러한 실천을 통해 얻는 기쁨입니다.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무언가를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과 보람, 그리고 자신의 삶이 성장하고 있다는 만족감에 가깝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에 따르면 학문은 단순히 ‘배우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배움은 실천으로이어져야 하고, 실천은 기쁨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쁨은 다시 새로운 배움의동력이 됩니다. 다시 말해 학문은 ‘학(學)-습(習)-열(悅)’의 순환적이고 점증적인 과정인 것입니다. 만약 학문을 지식을 많이 아는 것이라고만 정의한다면, AI는 이미 인간보다 훨씬 강력한 경쟁자가 되었습니다. 방대한 자료를 기억하고, 수많은 문헌을 즉시 검색하며, 순식간에 번역과 요약을 수행하는 능력에서 인간은 AI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학문을 단순한 정보의 축적과 처리 능력으로만 본다면, 인간 연구자는 AI 앞에서 점점 더 무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학문의 본질이 ‘학’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습’, 즉 실천의 영역에서는 AI가 인간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또한 ‘열’, 즉 삶의 기쁨과 의미를 경험하는 영역 역시 인간만의 것입니다. AI는 정보를 생성할 수는 있지만, 어떤 지식을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하고, 그 과정에서 보람과 성장을 느끼지는 못합니다. 그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점에서 보면, AI 앞에서 고전인문학자가 느끼는 불안은 사실 AI 때문만은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는 오랫동안 고전인문학의 본래 정신을 충분히 계승하지 못하고, 학문을 지식 습득의 영역에만 가두어 두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AI가 우리를 위협하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AI의 등장이 우리가 잊고 있던 인문학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있는 것입니다. [[DH2026 Opening Keynote | (김현, DH2026 Keyno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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